이통3사, 통신비 인하 선수치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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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12.19. 오전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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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월 2.2만원 내리는 요금제 개편

KT도 1월초 데이터 요금제 개편 예고

SKT는 12시간 로밍요금제 출시

보편요금제 도입 앞두고 명분 줄이려 적극 나서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느닷없이 요금 인하에 적극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도 할 만큼 했다'는 인식을 심어줘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만은 막아보자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와 이통사가 참여하는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는 오는 22일 회의를 열고 보편요금제 도입을 논의한다.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대에 음성 200분, 데이터 1GB 수준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현재 이통사가 운영 중인 데이터중심 요금제 중 가장 싼 요금제보다 1만원 이상 저렴하면서 데이터 제공량은 3배나 많다. 그간 이통 3사는 보편요금제가 시장 논리에 반하는 규제이며 통신사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반발했으나, 정부의 추진 의지가 강해 사실상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통신사들은 스스로 선제적 요금 인하 나서는 모습이다. 첫 테이프는 가입자수가 가장 적은 LG유플러스가 끊었다. LG유플러스는 20일부터 월 11만원짜리 초고가 요금제 '데이터 스페셜 D'의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대신 그 아래 단계 요금제인 '데이터 스페셜 C(8만8000원)'의 혜택을 대폭 확대한다. 사실상 11만원 짜리 요금제를 8만8000원으로 2만2000원 깎은 셈이다.

SK텔레콤도 지난 15일 12시간 단위 로밍 요금제를 선보였다. 기존 로밍 요금제는 24시간 기준으로 운영돼 있어 가입자는 출입국 시간과 관계없이 마지막 날 하루치 값을 무조건 지불해야 했다. KT 역시 내년 1월 초 발표를 목표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혜택과 요금 수준을 대폭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이통3사는 이름만 다를 뿐 혜택과 요금 수준이 유사한 요금제를 운영해왔다. 국회, 소비자 단체 등에서 수차례 담합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통사는 '사업재량'이라고만 했다. 24시간 단위 로밍 요금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정부가 보편요금제를 통해 강력하게 통신비 인하 드라이브를 걸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그만큼 파급력이 어떤 통신비 인하안보다 강력하기 때문이다. 보편요금제는 SK텔레콤에게 의무적으로 장관이 제시하는 수준의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통사는 보편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그 여파가 전체 서비스 가격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이에 이통사는 선제적 요금 인하를 통해 여론에 호소하고 정부의 보편요금제 도입 명분을 줄여보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또 지난 10월 선택약정 할인율이 20%에서 25%로 상향하면서 4분기 실적이 타격을 입었다는 점도 내세울 수 있다. 이통3사는 할인율 인상에 따라 회계상 매출의 5%가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보편요금제야말로 이통사의 실적에 엄청난 타격을 주는 정책"이라며 "이통사로서는 이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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